
훈련을 줄였는데 기록이 오른 이유를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나는 주 5회, 주간 42km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다. 5km 기록은 26분 40초에서 멈춰 있었고, 더 뛰면 깨질 거라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침 기상 시 다리가 무겁게 붙어 있었다. 인터벌 다음 날이면 계단을 내려가는 것도 버거웠다. 이대로 밀어붙이면 오른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정체가 아니라 하락 직전이었다. 그래서 과훈련을 멈추는 실험을 3주간 진행했다.
왜 훈련을 줄였는데 기록이 오른 이유를 대부분 이해하지 못하는가
많이 뛰면 기록이 오른다는 믿음이 강하다. 나 역시 그 공식에 매달렸다. 주간 거리를 35km에서 42km로 늘렸을 때 기록이 1분 가까이 단축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기억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42km를 6주 이상 유지하자 변화가 멈췄다. 평균 페이스는 5분 20초에서 더 내려가지 않았다. 오히려 5분 28초까지 밀리는 날이 늘었다. 문제는 훈련 강도가 아니라 회복이 무너졌다는 점이었다. 이 부분은 이전에 수면과 기록의 관계를 정리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훈련량을 줄이지 않으면 회복은 따라오지 않는다.
내가 직접 시도한 방법
첫 번째로 한 일은 주간 거리를 42km에서 30km로 낮춘 것이다. 횟수는 주 5회에서 4회로 줄였다. 대신 인터벌 강도는 유지했다. 완전히 쉬는 게 아니라, 핵심 훈련만 남겼다.
초반 4일은 불안했다. 이렇게 줄여서 기록이 유지될지 의심이 들었다. 몸은 가벼워졌지만 심리적으로는 답답했다. 특히 토요일 장거리 러닝을 14km에서 8km로 줄인 날은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2주 차에 들어서자 변화가 보였다. 인터벌 400m 구간에서 평균 1분 58초를 유지하던 기록이 1분 52초로 내려갔다. 숨이 덜 차고 회복도 빨랐다. 이때 과훈련을 멈추는 게 후퇴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결과와 변화 (수치 포함)
3주간 주간 30km를 유지했다. 같은 5km 코스를 뛰었을 때 기록은 26분 40초에서 25분 18초로 단축됐다. 1분 22초 차이다. 훈련량은 줄었는데 기록은 올랐다.
아침 안정 시 심박수는 평균 65에서 59로 내려갔다. 장거리 후 피로 회복 시간은 48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줄었다. 가장 체감이 컸던 건 마지막 1km였다. 예전에는 버티는 느낌이었다면, 3주 후에는 밀어붙일 여유가 생겼다.
훈련을 줄였는데 기록이 오른 이유는 단순했다. 누적 피로가 빠지자 속도가 살아났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조심해야 할 점
훈련을 줄인다고 무조건 기록이 오르지 않는다. 나는 처음 1주일 동안 강도를 낮추지 않고 거리만 줄였다. 그 결과 무릎 통증이 올라왔다. 회복이 덜 된 상태에서 속도를 유지한 게 원인이었다.
또 하나는 기간을 짧게 잡지 않는 것이다. 1주 만에 판단하면 변화가 잘 보이지 않는다. 최소 3주는 유지해야 데이터가 쌓인다. 중간에 불안해서 다시 거리를 늘리면 실험 자체가 무너진다.
초보 러너는 휴식을 죄책감처럼 느낀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과훈련을 멈추지 않으면 기록은 더 오래 정체된다.
결론 – 결국 중요한 한 가지
훈련을 줄였는데 기록이 오른 이유는 특별하지 않았다. 더 뛰어서가 아니라, 덜 쌓였기 때문이다. 피로가 빠지자 속도가 돌아왔다. 3주라는 기간이 짧게 느껴졌지만, 그 안에서 몸은 분명히 반응했다.
러닝은 밀어붙이는 운동이 아니다. 멈출 줄 아는 사람이 결국 기록을 깬다. 나는 그걸 42km에서 30km로 줄인 3주 동안 확인했다.
달리기 초보라면 아래 글을 참고해 보세요.
시리즈 1 달리기의 기본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