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선에서는 괜찮았는데 12km에서 멈췄다 – 준비와 실전의 차이

준비와 실전의 차이

하프마라톤을 준비하면서 10km 기록은 이미 안정권이었다. 훈련 때는 평균 페이스 5분 20초로 14km까지 무리 없이 달렸다. 그래서 출발선에 섰을 때 솔직히 불안함은 없었다. 그런데 레이스 당일, 12km 지점에서 다리가 갑자기 무거워졌고 페이스는 5분 20초에서 6분 10초까지 떨어졌다. 그날 나는 “왜 훈련에서는 괜찮았는데 실전에서는 무너질까”라는 질문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붙들었다. 이 글은 그 답을 정리한 기록이다.

왜 준비와 실전의 차이에서 대부분 무너지는가

많은 러너가 기록만 맞추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훈련 기록이 10km 53분이면 하프도 비슷한 흐름으로 간다고 믿었다. 하지만 준비와 실전의 차이는 숫자보다 환경에서 갈린다.

내가 실패했던 첫 번째 원인은 출발 페이스였다. 훈련에서는 첫 2km를 5분 40초로 천천히 열었지만, 레이스 당일에는 분위기에 휩쓸려 4km를 5분 05초 페이스로 달렸다. 심박수는 평소 훈련보다 12 이상 높았다. 그때는 괜찮았지만 10km 이후 급격히 떨어졌다. 준비가 부족했던 게 아니라, 실전 대응이 없었던 것이다.

이 부분은 이전에 정리한 ‘10km 도전을 위한 훈련 구조 전환’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기록은 체력과 별개로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그 차이를 무시하면 12km에서 멈추는 일이 반복된다.

내가 직접 시도한 방법

그 이후 6주 동안 훈련 방식을 바꿨다. 단순히 거리만 늘리지 않았다. 주 1회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넣었다. 실제 목표 페이스보다 10초 느리게 시작해 5km 이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었다.

또 하나는 보급 타이밍 연습이었다. 이전에는 15km 이후에만 수분을 섭취했지만, 이후에는 5km와 10km 지점에서 반드시 2~3모금씩 마셨다. 처음엔 번거롭고 리듬이 깨지는 느낌이 들어 답답했다. 하지만 3주가 지나자 페이스 유지가 훨씬 안정됐다.

마지막으로 전날 수면 시간을 5시간에서 7시간으로 늘렸다. 별것 아닌 변화 같았지만, 다음 날 회복 속도가 확연히 달랐다. 실전은 체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준비 전체의 문제였다.

결과와 변화 (수치 포함)

6주 후 같은 코스에서 테스트를 했다. 첫 5km를 5분 35초 페이스로 시작했고, 10km 지점에서도 심박수는 이전보다 평균 8 낮았다. 12km 구간에서도 페이스는 5분 28초로 유지됐다. 멈추지 않았다.

기록은 2시간 01분에서 1시간 54분으로 줄었다. 단순히 7분 단축이 아니라, 10km 이후 구간 평균 페이스가 6분 05초에서 5분 32초로 바뀐 것이 핵심이었다. 이때 깨달았다. 준비와 실전의 차이는 체력이 아니라 ‘운영 경험’이었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조심해야 할 점

가장 큰 실수는 훈련 기록을 과신하는 것이다. 나 역시 14km까지 훈련이 가능하니 레이스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군중 속에서의 페이스 상승, 긴장감, 기온 변화는 별개의 변수였다.

또 하나는 보급 연습을 훈련에서 하지 않는 것이다. 실전에서 처음 시도하면 리듬이 무너진다. 나는 첫 레이스에서 물을 마시다 속이 불편해 2km를 거의 걷다시피 했다. 이런 경험은 기록보다 자신감을 먼저 깎는다.

마지막으로, 전날 과한 식사도 위험하다. 탄수화물을 늘리겠다고 평소보다 1.5배를 먹었다가 속이 더부룩해 초반부터 부담이 컸다. 준비는 단순히 더하는 것이 아니라 조절하는 것이다.

결론 – 결국 중요한 한 가지

출발선에서는 누구나 괜찮다. 문제는 12km 이후다. 준비와 실전의 차이는 체력 부족이 아니라 운영 미숙에서 나온다. 나는 기록을 올리기 전에 페이스 조절, 보급 타이밍, 수면 관리부터 바로잡았다.

그 이후로는 같은 거리를 달려도 무너지지 않았다. 실전은 훈련의 복사본이 아니다. 훈련에 실전을 섞어야 한다. 그것이 12km에서 멈추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런린이 1단계 : 달리기의 기본 이론
런린이 2단계 : 초보 러너 4주 루틴 설계 – 내가 직접 만든 현실적인 프로그램
런린이 3단계 : 런린이 탈출을 위한 ‘착지법’ 교정 실전 가이드
런린이 4단계 : 5km 기록 단축을 위한 인터벌 훈련 적용기
런린이 5단계 : 부상 없이 기록을 유지하는 회복 전략 – 내가 8주 동안 지켜본 변화
런린이 6단계 : 10km 도전을 위한 훈련 구조 전환 가이드 – 5km 러너가 반드시 바꿔야 할 것들
런린이 7단계 : 하프마라톤 준비 전 반드시 점검해야 할 러닝 체력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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