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 후 달리기가 무너지는 이유를 처음 체감한 건 작년 가을이었다. 오전에는 의욕이 넘쳤고, 러닝화를 가방에 챙겨 출근했다. 하지만 오후 6시 40분, 사무실을 나설 때 이미 몸은 축 늘어져 있었다. 결국 편의점 커피를 들고 집으로 향했고, 달리기는 다음 날로 미뤄졌다. 이런 날이 한 달에 12번이나 반복됐다. 기록은 정체됐고,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횟수만 늘어났다. 그래서 나는 퇴근 후 달리기를 다시 설계하기로 했다.
왜 퇴근 후 달리기에서 대부분 실패하는가
직장인 러너는 체력보다 의지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도 처음엔 내가 게을러졌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기록을 분석해보니 원인은 훨씬 단순했다. 퇴근 직후 평균 심박수는 오전보다 8 높았고, 집중력은 떨어져 있었다. 이미 하루 에너지를 대부분 사용한 상태였다.
또 하나의 문제는 시간 계산이었다. “집에 가서 조금 쉬고 나가자”는 생각이 항상 발목을 잡았다. 20분 쉰다는 계획은 1시간으로 늘어났고, 그 사이 달릴 동기는 사라졌다. 퇴근 후 달리기가 무너지는 이유는 체력 부족이 아니라 루틴의 모호함이었다.
내가 직접 시도한 방법
첫 번째로 바꾼 건 시작 시간을 고정한 것이다. 퇴근 후 30분 이내 무조건 출발했다.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회사 근처 공원에서 바로 5km를 뛰었다. 처음 2주는 정말 피곤했다. 다리가 무거웠고, 페이스는 5분 40초에서 6분 05초로 떨어졌다. 솔직히 답답했다.
두 번째는 거리 축소였다. 기존 8km 계획을 5km로 줄였다. 대신 주 4회로 늘렸다. 짧지만 끊기지 않는 루틴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 방식은 의외였다. 부담이 줄자 출발 자체가 쉬워졌다.
마지막으로 카페인 섭취 시간을 조정했다. 오후 4시 이후 커피를 끊었다. 수면 시간이 평균 5시간 30분에서 6시간 40분으로 늘었다. 다음 날 피로도가 확연히 달랐다.
결과와 변화 (수치 포함)
6주 후 데이터를 비교했다. 퇴근 후 러닝 성공률은 48%에서 83%로 올라갔다. 평균 주간 러닝 거리는 18km에서 26km로 증가했다. 페이스는 처음 2주간 느려졌지만, 4주차부터 다시 5분 25초대로 회복됐다.
가장 큰 변화는 체감 피로도였다. 퇴근 후 “오늘은 못 뛰겠다”는 생각이 줄었다. 출발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42분에서 12분으로 줄었다. 이때 깨달았다. 퇴근 후 달리기는 의지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조심해야 할 점
가장 위험한 건 욕심이다. 처음부터 8km, 10km를 유지하려 하면 실패 확률이 높다. 나는 초반 2주 동안 페이스에 집착하다가 다시 포기할 뻔했다. 기록은 잠시 내려놔야 한다.
또 하나는 수면을 희생하는 것이다. 야간 러닝 후 스마트폰을 오래 보면 회복이 느려진다. 나는 3일 연속 수면 5시간 이하를 기록했을 때, 무릎 통증이 올라왔다. 회복이 따라오지 않으면 루틴은 다시 무너진다.
결론 – 결국 중요한 한 가지
퇴근 후 달리기가 무너지는 이유는 의지 부족이 아니다. 하루가 끝난 뒤에도 같은 강도로 달리려는 계산 착오 때문이다. 거리를 줄이고, 출발 시간을 고정하고, 수면을 확보하자 루틴은 안정됐다.
이전 시리즈에서 기록 향상과 하프 준비를 다뤘지만, 결국 생활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직장인 러너에게 필요한 건 더 강한 훈련이 아니라 더 단순한 구조다. 나는 그렇게 다시 달리기 흐름을 되찾았다.
마라톤이 처음 이라면 기본 이론부터 천천히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