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프마라톤 준비를 결심한 건 10km 기록이 47분대로 안정됐을 때였다. ‘이 정도면 21km도 가능하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첫 15km 시도에서 12km 지점부터 페이스가 무너졌다. 종아리는 굳고, 허벅지는 타들어 갔다. 완주를 하긴 했지만 다음 날 계단을 내려오지 못했다. 그날 깨달았다. 하프마라톤 준비는 의욕이 아니라 기준 점검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이 글은 내가 직접 겪고 확인한 러닝 체력 기준을 정리하기 위해 쓴 기록이다.
왜 하프마라톤 준비에서 대부분 실패하는가
하프마라톤 준비를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거리만 늘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10km를 뛰니까 단순히 두 배로 늘리면 된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체력의 종류가 다르다는 점이다. 스피드 지구력과 근지구력, 회복 능력까지 모두 요구된다.
나는 주 3회, 총 주간 거리 25km 수준에서 바로 35km로 올렸다. 3주 만에 무릎 외측이 당기기 시작했고, 아침 기상 시 피로가 쌓였다. 이때 답답했다. 훈련은 열심히 하는데 몸은 반응하지 않았다. 하프마라톤 준비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체력 기준을 확인하지 않고 거리만 늘리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점검한 러닝 체력 기준
하프마라톤 준비 전 나는 세 가지를 점검했다. 첫째, 10km를 목표 페이스보다 15초 느리게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5분 페이스 목표라면 5분15초로 10km를 편안하게 소화해야 했다. 이 기준을 통과하는 데 4주가 걸렸다.
둘째, 14km 이상을 주 1회 무리 없이 마칠 수 있는지 체크했다. 처음에는 12km에서 심박이 급격히 올라갔다. 그래서 이전에 정리한 인터벌 훈련 글에서 다뤘던 방식처럼 템포 구간을 주 1회 추가했다. 6주 후에는 16km를 5분40초 페이스로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셋째, 훈련 다음 날 5km 회복주를 문제없이 뛸 수 있는지 확인했다. 회복이 안 되면 하프마라톤 준비는 무너진다. 8주 동안 기록한 결과, 평균 수면 6시간 이하인 날은 다음 날 러닝 질이 확실히 떨어졌다. 그래서 수면 시간을 7시간 이상으로 고정했다.
결과와 변화 (수치 포함)
총 10주 동안 체력 기준 점검에 집중했다. 주간 거리는 28km에서 시작해 42km까지 천천히 올렸다. 10km 기록은 47분10초에서 45분30초로 단축됐다. 무엇보다 18km 러닝 후에도 다음 날 출근과 일상에 큰 지장이 없었다.
하프마라톤 모의 거리 20km를 1시간 46분에 마쳤다. 처음 15km에서 무너지던 때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몸 상태였다. 이때 깨달았다. 하프마라톤 준비는 거리 도전이 아니라 체력 기준 통과 과정이라는 것을.
이 과정에서 반드시 조심해야 할 점
하프마라톤 준비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기록이 조금 오를 때다. 나 역시 10km 기록이 줄자 바로 장거리 욕심을 냈다. 그 결과 2주간 통증으로 훈련을 멈췄다.
또 하나는 회복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이전 회복 전략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장거리를 반복하면 체력이 오르지 않는다. 최소 주 1회는 완전 휴식을 넣어야 했다. 나는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훈련 효율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하프마라톤 준비는 ‘참는 훈련’이 아니다. 기준을 넘지 못한 상태에서 거리만 늘리면 결국 멈춘다.
결론 – 결국 중요한 한 가지
하프마라톤 준비 전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은 의지가 아니라 러닝 체력 기준이다. 10km 안정 페이스 유지, 14~16km 여유 거리 확보, 다음 날 회복주 가능 여부. 이 세 가지를 통과하면 하프마라톤은 무모한 도전이 아니다.
나는 기준을 만들고 10주를 투자했다. 그 결과는 숫자로 확인됐다. 하프마라톤 준비는 감정으로 시작하면 흔들리고, 기준으로 시작하면 쌓인다. 결국 중요한 건 거리 욕심이 아니라 체력 검증이다.
런린이 1단계 : 달리기의 기본 이론
런린이 2단계 : 초보 러너 4주 루틴 설계 – 내가 직접 만든 현실적인 프로그램
런린이 3단계 : 런린이 탈출을 위한 ‘착지법’ 교정 실전 가이드
런린이 4단계 : 5km 기록 단축을 위한 인터벌 훈련 적용기
런린이 5단계 : 부상 없이 기록을 유지하는 회복 전략 – 내가 8주 동안 지켜본 변화
런린이 6단계 : 10km 도전을 위한 훈련 구조 전환 가이드 – 5km 러너가 반드시 바꿔야 할 것들